기록을 남기려다 기억해야 할 순간을 놓치고 있는 나에게…

나는 좋은 기록이 아니라 좋은 기억이 필요하다.

지난 베트남 여행을 떠올려 보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풍경에 빠지기보다는 길을 찾는데 온 감각이 쏠리다보니, 눈앞의 순간을 경험하기보다는 이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순간을 진짜로 ‘살아가는 나’는 없고 ‘기록만 하고 있는 나’만 남은 것 같다. 마치 책을 눈으로 읽고도 내용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중요한 순간조차 ‘사진이 있으니 나중에 보면 돼’라는 식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실제 기억을 저장하고 간직하는 능력이 약해졌다.
 
길찾기, 사진찍기 등으로 여행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기억과 경험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

  1. ‘해야 할 것’보다는 ‘느껴야 할 것’을 우선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기
  2. 목적지에 도착하면 처음 몇 분만 또는 주요 기념물에서만 사진찍기
  3. 여유로운 일정을 통해 한 장소에서 조금 더 머무르기
  4. 하루 동안 경험한 순간을 짧은 단어와 감정으로 기록하기

 

좋은 기록은 개나 줘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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